“지금의 오페라는 수세기 동안 다져온 글로벌 혁신의 산물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변합니다. 트로트 오페라가 나와도 당연하죠”
서양에서 넘어온 클래식 음악은 대중에게 어렵고 특별한 계층만이 향유하는 비대중적 문화로 여겨진다. 또한 동시대와 긴밀히 호흡하며 빠르게 변하는 대중문화보다 고루한 것으로도 인식된다. 이 같은 인식에 대해 길민호 한밭대학교 교수는 “당연히 그렇다”라고 인정하며 “지금의 클래식은 당시 치열한 혁신의 결과”라고 174회 대덕과학포럼에서 말했다.
26일 골프존 아트홀에서 열린 포럼에서 길 교수는 ‘음악과 소통’ 주제로 시대를 담는 예술을 강연했다. 길 교수는 90년 후반 이탈리아 빼스카라 국립음악원과 시립아카데미 등에서 수학했고, 시칠리아와 나폴리 국제 성악 콩쿨에서 우승했다. 그는 현재 리소르젠떼 오페라단 대표와 한밭대 산학융합학부 교수다.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공부한 길 교수는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오페라의 기원부터 현대 클래식 음악의 정립을 소개했다. 지중해를 끼고 해상무역이 발달한 이탈리아 피렌체는 14세기부터 르네상스의 중심지였고, 과학과 문화 영역에서 다양한 혁신이 일어났다. 그 배후에는 메디치 가문 등 부유한 귀족들이 있었다.
당시 피렌체 귀족에게 음악은 사교와 생활, 종교에 걸친 생활의 주요 향락이었고, 후원 대상은 음악 뿐만 아니라 미술과 문학, 과학 등 다양했으며 피렌체에 모인 창작가들 또한 서로 교류하며 융합혁신을 이뤘다. 이 가운데서 발생한 것이 연극과 음악, 미술 등이 융합한 오페라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발생한 음악은 17세기에 이르러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 다른 나라에 당도한 오페라는 또 다른 특색을 선보이며 점차 대중화됐다. 18세기에는 대해를 넘어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전파되며 각기 다른 지역문화와 융합해 오늘날 우리가 보는 형식의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오페라가 점차 완성돼왔다. 우리나라도 일제 강점기 들어온 오페라가 우리 고유의 정서와 시곡과 만나면서 한국적인 오페라가 형성됐다.
길 교수는 노래를 하며 강연을 펼쳤다. 그는 “일반인들이 완성됐다고 여기는 클래식도 현재와 계속 호흡하며, 트로트형 오페라가 등장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