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양자컴 다 잡는 한국 반도체 한방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김형준 박사는 24일 열린 181회 대덕과학포럼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빠른 변화 속에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필요성과 이에 대한 KIST의 연구 비전을 공유했다.

김 박사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성장은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의 발전에 의해 촉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반도체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국내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에 주로 의존하고 있으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력과 인재의 부족이 문제다.

김 박사는 KIST가 개발 중인 랜덤연산 프로세서(RPU)에 대해 소개하며, 이 기술이 반도체 산업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PU는 기존의 CPU와 GPU와는 다른 방식으로 연산을 처리하며,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고 한 번의 연산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기존의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초저전력과 고효율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특히 신경망 모사, 양자컴퓨팅 등 차세대 기술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며, 새로운 반도체 패러다임을 여는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KIST는 뉴로모픽 컴퓨팅도 개발 중이다. 뉴로모픽 컴퓨팅은 인간 두뇌의 구조와 기능을 모사해 인공지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차세대 인공지능 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며, 스마트 팩토리, 재난 예측,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응용 가능성을 지닌다.

특히, KIST는 국내 최초로 대규모 신경망 모사 하드웨어(SNN)를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고효율 인공지능 하드웨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기술은 인간 두뇌의 정보 처리 기전을 활용해 초저전력의 고성능 AI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향후 AIoT(사물 지능)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김 박사는 KIST가 양자컴퓨팅뿐만 아니라 다이아몬드 기반 스핀 큐비트를 활용한 양자인터넷, 양자통신, 양자센싱 등 다양한 양자기술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팅은 전통적인 반도체 기술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김 박사는 KIST의 양자 연구가 차세대 기술의 혁신을 선도할 것이며, 이를 통해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핀트로닉스 기술은 반도체 소자에서 전자의 스핀을 활용한 신기술로, 반도체 소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핀트로닉스 소자는 기존 반도체 기술의 열방출 문제를 해결하고, 더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가능하게 하며, 특히 메모리 소자 및 차세대 연산 소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도 새로운 기술들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그는 반도체 소자의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열 방출 문제 등 기술적 도전이 커지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종집적(Heterogeneous Integration)과 3D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기술은 개별적으로 제조된 구성 요소를 단일 칩 크기에 맞게 조립 및 포장해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향후 반도체 소자의 고도화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Wafer-Level Packaging과 같은 첨단 기술이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차세대 기술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