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는 질병이요, 근육에 달렸다


180회 대덕과학포럼(회장 이종원)에서 이광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노화와 노인성 근감소증(Sarcopenia) 치료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법을 소개하며, 근감소증을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노화와 깊이 연관된 질병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신진대사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당뇨, 심혈관 질환, 비만, 골다공증 같은 2차적인 질병들이 더 쉽게 발생한다. 또한 근력 저하는 낙상 위험을 높여 골절 같은 심각한 부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게다가 신체적 제한으로 인한 자율성 상실은 노인들에게 정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가 2016년 근감소증을 공식적인 질병으로 지정한 이후 근감소증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노화는 근감소증과 같은 다양한 노인성 질병의 선행 원인으로, 노화를 치료하고 조절함으로써 근감소증을 포함한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박사의 핵심 주장이다. 그는 특히 근감소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료하는 방법으로 근육 재생과 노화 조절 기술에 주목했다.

역노화 기술의 핵심 중 하나는 혈액 인자를 이용한 역노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젊은 피에 포함된 특정 인자들이 노화된 조직의 기능을 되살리고 근육 및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에 기반한다. 동물 실험에서는 젊은 생물의 혈액을 나이든 생물에 주입함으로써 근육 재생이 촉진되고 신경 기능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관찰되었다.

또 다른 역노화 대처 기술은 노화세포 제거다. 노화세포는 신체에서 제거되지 않고 쌓여 염증을 촉진하고 조직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써 노화 현상을 가속화시킨다. 실제로 동물 모델 실험에서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했을 때, 신체 기능이 개선되고 노화로 인한 질병이 지연되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이 박사는 본격적인 근감소 치료제 개발을 위해 ㈜아벤티를 설립하고 다양한 신약 후보들을 개발하고 일부 신약은 임상 2a 시험이 완료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근감소증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약 25%가 근감소증 환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근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2027년까지 4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박사는 앞으로 노화 관련 분자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제어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의 성공이 단순히 운동이나 식이 요법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약 개발 과정에서 노화된 근육의 재생을 촉진하고,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