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부국이 원자력발전소 짓는 역설

“전세계에서 최고수준의 원자력발전소를 가장 싸고 빠르고 안전하게 만드는 곳이 우리 한국입니다. 자원도 없는 우리가 이걸 놓을 수 있습니까?”

송철화 한국원자력연구원 영년직연구원(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회 회장)이 28일 열린 176회 대덕과학포럼 ‘원자력의 현재와 미래’에서 한국의 원자력 산업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이해 과학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한 에너지믹스의 실현성과 지속가능성을 소개했다.

그는 청정에너지 확보를 위한 목표와 수단의 구별, 글로벌 기업의 하도급업체 의무화 등 현재 글로벌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탈원전였던 선진국들이 이제는 대부분 친원전으로 돌아선 상태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탄소중립을 위해 각국이 결국 무공해 에너지인 원자력의 힘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들었다.

또한,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혁신 기술의 필요성, 기후변화와 통상이 연계된 무역장벽 대응, 선진 원자력 기술을 활용한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 제고 및 폐기물 처리 부담 완화 등 다양한 형태의 최종 에너지 생산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현재 원자력발전 건설 수준은 한국이 가장 선진적인 것으로 통계가 나타났다. 원자력은 점차 소형화돼 우주탐사체, 선박, 연구 캠퍼스 등에 들어선지 오래고, 앞으로 항공기나 트럭에도 들어설 전망이다. 강력한 효율과 안전성, 경제성을 가진 원자력에너지의 우수성은 석유부국인 중동 국가들이 원자력 발전에 애쓰는 역설을 보인다.

송 박사는 “내 평생 몇십년을 원자력연구원에서 핵연료를 다루며 살았지만, 아직 건강하다”며 “계산기도 없던 50년 전 시절에 건설한 원자력발전소가 아직도 멀쩡하게 가동된다”고 원자력 안전에 대한 우려를 되물었다. 이어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도전을 기회로 삼고, 원자력 과학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탄소중립과 에너지 주권을 위한 최고수단으로 삼자.”고 강조했다.